초록 |
현재의 세계농식품체계는 초국적 농식품복합체에 의해서 재구조화되었고, 초국적 농식품복합체의 농업지배강화는 세계 각지역에서 각기 독립적으로 유지되어 오던 먹거리의 순환체계를 품목별, 지역별, 영역별로 분화시키는 과정이었다. 이는 또한 국경을 초월하여 농민으로부터 소비자에 이르는 사회의 모든 참여자들을 시장을 매개로 연결시키는 과정이기도 했다. 특히 우루과이라운드를 통해서 만들어진 농업 및 먹거리와 관련된 '농업협정', '무역관련지적소유권 협정', '위생 및 식물검역조치의 적용에 관한 협정' 등은 초국적 농식품복합체의 이해관계가 철저하게 반영되었기 때문에 먹거리의 안전성은 무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농업의 재생산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현재의 세계농식품체계의 대안으로서 먹거리의 생산과 소비 사이의 물리적ㆍ사회적 거리를 축소하는 지역먹거리(local food)운동을 통한 지역농식품체계 또는 지역먹거리체계의 복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먹거리운동은 일정한 지리적 거리 안에서 먹거리의 생산과 가공, 소비와 폐기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운동이지만, 로컬에 대한 개념정의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여전히 논쟁적인 부분일 뿐만 아니라, 운동의 전개방향과 관련해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역먹거리운동은 돌봄과 책임감이라는 관계를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복원한다는 의미를 가질뿐만 아니라, 현재 붕괴된 지역자원의 연결고리를 복원한다는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