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하곡학의 출발점은 주자학과 양명학의 이원화(二元化)나 그의 가능성 극복에 두었다. 그래서 그는 임정종욕(任情縱欲)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문적 주제를 생리(生理) 속에서 진리천리양지 등을 일체화(一體化)하고 중극론을 가지고 균형을 잡으려 한 것이다하곡의 중극론의 특징은 역학(易學)과 동양 의학(醫學)에 기초하여 천지만물의 중심에 인간 생리를 일체화(一體化)함으로써 이원화 가능성을 없애려 한 것이다. 하곡의 주요 문제는 임정종욕이었기 때문에 정욕(情欲)의 기(氣)를 움직이어 과불급을 일으키는 내적 원인인 명문(命門)의 상화(相火)를 제어하는 수극화(水克火)의 위치에 있는 중극(中極)을 중심으로 한 것이다. 그것은 양지와 정욕을 생리와 일체화하고 중극에서 균형을 바로 잡으면 임정종욕과 같은 가능성은 없어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천체 운행의 중심 역시 중극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리 역시 그를 중심으로 생생불식할 수 있다. 그래서 하곡은 중극을 만사만물의 근본으로 삼은 것이다. 양명에게서 최고 이상이 치양지(致良知)에 있다면 하곡에게서는 통중극(通中極)에 있다. 하곡의 통중극은 통생리(通生理)통인리(通仁理)통천리(通天理)통신극(通身極)은 물론 통천극(通天極)통태극(通太極)을 의미하며 실천상 욕인행례(欲仁行禮)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하곡이 중극에 생리인리천리를 일체적으로 통하게 하고 확충해 나아가는 것은, 맹자가 배의여도(配義與道)하여 사단(四端)을 확충해 나아가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것과 형태상 유사하다. 그렇지만 중극론은 하곡 특유의 방법론으로서 조선 유학은 물론 중국 유학에서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내과적 치료에 치중하여 외과적 치료 방법을 소홀히 한 것은 문제이다. 뿐만 아니라 중극의 위치와 여러 분야의 관계 설정을 치밀하게 하지 못한 것 역시 아쉬운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