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우리은하와 같은 대부분의 거대 나선은하의 중심부에는 초거대 질량의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하의 경우 직경 400 파섹에 이르는 구름과 별들이 약 4백만 태양 질량을 가진 블랙홀을 감싸며 은하원반과 같은 방향으로 빠르게 회전 운동하고 있다. 중앙분자구름대(Central Molecular Zone)로 불리는 이 지역의 별과 가스는 우리은하의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극단적인 물리·화학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번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동안 은하원반 속의 먼지로 인해 관측이 어려웠던 우리은하의 중심부를 적외선을 포함한 다양한 파장에서 관측하고 이로부터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놓여있는 우리은하의 초거대질량 블랙홀 주변의 환경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본 연구과제 지원을 통해 현재까지 총 세 편의 주저자 논문을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계열의 최상위 저널인 The Astrophysical Journal과 The Astrophysical Journal Supplement Series에 발표하였다. 또 다른 한 편의 주저자 논문은 지난 8월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제출하였고, 추가로 두 편의 주저자/교신저자 논문은 올해 하반기에 제출할 예정이다. 본 연구과제의 성과는 아래 두 가지 연구결과로 요약될 수 있다. (1) 젊은항성체(Young Stellar Object)의 발견과 특성 규명 대부분 나이가 많은 별들로 구성된 은하의 팽대부(bulge)와는 달리 중앙분자구름대에서는 지금도 별형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전리수소영역, 무거운 주계열성, 초신성 폭발 등에 관한 기존의 연구를 통해 알려졌다. 하지만 별형성의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젊은항성체는 태양과 은하중심 사이의 두터운 먼지 구름에 의한 차폐로 인해 그동안 검출이 어려웠다. 특히 질량이 큰 별들의 진화는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수많은 별들 속에서 질량이 큰, 초기 진화단계의 별을 찾는 것은 검불밭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측광 관측을 바탕으로 한 연구의 한계를 뛰어넘어 젊은항성체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증거를 찾고자 스피처 우주망원경의 중적외선 분광자료를 수집·분석하였고 이로부터 총 35개의 질량이 큰 젊은항성체를 발견해냈다. 또한 이러한 발견을 바탕으로 중앙분자구름대에서의 별 형성 빈도를 결정할 수 있었다. (2) 성간물질(Interstellar Medium)의 특성 연구 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젊은항성체의 중적외선 스펙트럼을 얻기 위해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이용하여 주변의 가스 구름도 함께 관측하였다. 이렇게 모아진 스펙트럼 자료는 중앙분자구름대 내의 항성간물질에 대한 가장 많은 중적외선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중앙분자구름대 내의 위치에 따른 방출선의 세기를 다양한 이온에 대해 측정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중적외선 분광 지도를 최초로 완성할 수 있었다. 또한 특정 이온의 방출선 세기 비율을 외부은하의 별형성 지역 및 활동은하핵에서 관측된 중적외선 자료와 직접 비교함으로써, 우리은하 중심부는 활동은하핵의 특성보다는 일반적인 별형성 지역에서 나타나는 특성과 일치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외부은하의 경우 중적외선 분광 관측이 가능한 최대의 공간분해능은 우리은하 중앙분자구름대 정도의 크기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본 연구과제에서 도출한 결과는 초거대질량 블랙홀 주변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며, 앞으로 외부은하의 중심부를 연구하는데 있어 주요한 비교 자료로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