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 머리말 1960년대부터 시작된 고속 성장기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성장의과실을 공유하는 중산층이 우리 사회의 성공적 삶의 표상으로 자리잡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그러한 성공적 삶의 기회를 박탈당한 중산층 워너비의 절망과 불안은 중산층 규모 감소 속도보다 빠르게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중산층에 대한 관심은 빈곤의 증가와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와 무관할 수 없다. 그간의 정책적․실증적 연구는 사회보호가 필요한 빈곤층의 증가와 분배적 정의의 상실의 결과로 나타난 소득 불평등의 심화에 집중되었다. 빈곤층의 증가와 경제적 불평등의 확대가 중산층이라 규정할 수 있는 특정 계층이 감소하고 있음을 지칭하고 있었지만, 그러한 현상에 대한 대응은 중산층 비중감소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숫자적 복원 정책이 여론과 정책적 담론의 중심에 있었다. 중산층 문제가 새로운 각도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 위기가 중산층에만 한정된 위기가 아니라 전체 사회의 위기라는 상황 판단을 통해서이다. 중산층의 몰락은 한 개인이 태어나 자라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저축하여 죽을 때까지 편안한 중산층의 삶을 누리는 자연사적인, 생애주기적인 삶의 방식을 더 이상 기대하고 희망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최근에 중산층의 위기와 복원에 대한 관심이 촉발된 것은, 이렇게 중산층 문제가 더나은 삶의 기회의 상실로 주목받기 시작한 데 더해 기회의 상실뿐만 아니라 계층 하락이라는 상시적인 불안의 위기마저 내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산층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이러한 현실과 우려를 반영한 듯, 중산층 비중의 증가가 정책적 목표가 되고 있지만 이는 중산층 정책에 잘못된 방향성을 제시할 뿐이다. 우선 중위소득 50~150%의 상대적 기준의 접근법을 통한 중산층 규모에 대한 일면적 제시와 정책 대응은, 중산층의 비중이라는 숫자에 집착할 뿐, 정작 중산층을 둘러싼 대중의 좌절과 불안에 천착하지 못하고 있다. 횡단면 자료에 기반한 중산층 비중에 단편적으로 집착함으로써 중산층의 내부 구성의 분화와 코호트별로 직면하고 있는 중산층 진입 기회의 세대 갈등을 도외시하고 있다. 소득만을 가지고 중산층을 정의하는 것이 중산층이라는 삶의 기회를 이해하는 데 빙산의 일각일 뿐임을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중산층 내부의 분화가 진전되고 중산층이 다른 계층과 구별짓기 위한 다양한 사회문화적 실천들을 수행하면서 더욱 그러해졌다. 우리 사회에 중산층이라 할 수 있는 집단, 중산층이라고 자타가 공인하기 위한 비교적 언급되는 지표들을 들자면, 학력 자본, 안정적 일자리, 소득, 그리고 자산이다. 한 개인이나 가족이 중산층이라는 삶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안주하거나 수직이동할 수 있기 위해서는 교육-고용-소득-자산이라는 중산층의 형성과 지위재생산의 메커니즘이 잘 작동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교육-고용-소득-자산이라는 중산층의 형성과 지위재생산의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삐거덕거리면서 각 단계에서 중산층의 진입 기회가 완전히 박탈되거나 일부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우리 사회의 중산층 문제의 본질과 위기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이 목적이다. 교육-고용-소득-자산을 둘러싼 중산층의 형성과 지위재생산의 메커니즘에서 중산층의 현실과, 중산층으로의 진입과 수직 이동의 기회가 어떠한 방식으로, 그리고 어떠한 정도로 차단되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