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
해양환경보호 지난 세기에 인류가 성취한 과학기술의 진보는 우리의 삶을 한결 안락하게 변화시켰지만, 아직도 굶주림과 경제난, 그리고 온갖 사회적 불평등에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더욱이 급격한 기후변화와 더불어 예기치 않았던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발현은 식량안보를 포함한 많은 재해를 발생시켜 전 지구촌 체계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UN은 2030년까지 인류사회 번영의 위협적 요인을 제거하기 위하여 총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설정하였고, 인류 중 그 누구도 가난과 기아에 고통 받지 않고, 뒤처지는 사람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급격한 지구환경 변화가 자주 인용되면서 바다에 관한 관심이 함께 고조되고 있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 71%를 차지하기 때문에 지구환경 변화의 주요 원인이다. 바다는 거대한 산소 발생지로서 우리 인간을 숨 쉬게 하고, 각종 수산물을 제공하는 커다란 식량 창고로서 우리를 살찌우고, 우리의 지친 일상을 위로하고 심신을 치유하고 있다. 또한, 바다는 세계 어디라도 연결하는 물류의 통로이자, 수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바다는 무분별하게 자행된 인간 활동과 극심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심각하게 병들어가고 있다. 해양의 항상성(homeostasis)과 해양환경의 균형이 깨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해양생물의 다양성(diversity)이 감소하고, 생태계서비스 (ecosystem service)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 따라서 바다의 온전성을 되찾아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해양생태계의 다양한 혜택을 되살리기 위해서 해양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인과 정책결정자 사이에서 확장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여 온실효과에 의한 지구온난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구의 변화는 이에 그치지 않고, 대기 불균형에 의한 잦은 기상 재해, 해양산성화와 해양 쓰레기를 포함한 오염물질의 배출 증가에 의하여 생태계가 파괴되고, 더 나아가 보건환경이 악화되어 질병발생률이 높아져 인간 사회도 큰 위협을 받기에 이르렀다. 최근, 이러한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정치 활동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UN은 SDGs에 해양수산자원 문제를 SDG-14에 포함시켰고, 유네스코 해양학위원회(IOC)가 해양환경보호활동에 대한 “지속발전을 위한 해양과학 10년 계획”을 2021년부터 시작하였다. 한편, 정치적 영향력이 강한 G20 정상들은 2019년 회의에서 처음으로 해양 문제를 과학 의제(주제: 해양생태계에 대한 위협과 해양환경보호)로 다뤘고, 국제한림원연합회(InterAcademy Partnership, IAP)도 2021년 “해양환경보호”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여 정부의 정책결정자들이 생물서식지 파괴, 오염물질의 배출, 기후변화, 수산자원 남획 등의 주요 사안에 대해 높은 경각심을 갖고 대응방안을 수립하기를 촉구하였다. 2021년의 과학기술과 사회 포럼(Science and Technology in Society Forum)에서는 각국 한림원장의 토의 주제로 “기후변화가 해양과 극지에 미치는 영향”을 설정하였다. 이처럼 “기후 및 해양환경의 변동이 해양생태계 및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가 국제적으로 뜨거운 사안 중의 하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국내에서도 해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해양환경 오염과 해양식량에 대한 문제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건강에 직결되어 있으므로, 정부와 학계에서는 대응책을 마련하기에 분주하다. 정부에서는 관련 법안을 정비하여 해양환경의 개선과 해양수산자원의 보호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2021년에는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해양한림원이 설립되어 해양 문제에 대한 국내 전문가의 의견이 신속하게 정부에 전달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도 해양 이슈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을 여러 차례 개최하였고, 해양환경보호 주제의 IAP 성명서를 주도하는 등 국제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왔다. 최근에는 인류와 국가의 존망이 달린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고, 시민이 앞장을 서서 환경을 개선하고, 생태계와 자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체도 국민의 향상된 의식에 동조하지 않으면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으므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친환경 활동이라는 사회적 책무가 강조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Social-Governance, ESG) 경영 활동이 강화되고 있다. 기업의 ESG 경영 원칙은 이미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적 사항이 되었다. 해양은 전 지구적 기후변화를 설명하고, 악화되고 있는 생태계 상태를 완화하고, 식량부족과 같은 위협 요소에 대한 대비책을 우리 사회가 준비하는데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본 보고서는 위에 언급한 국내외적 상황을 고려하여, 정부가 예측 가능한 해양환경보호 정책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2021년 6월에 개최된 해양환경보호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주제를 확장하고, 내용을 다듬었다. 국립수산과학원, 부경대학교, 서울대학교, 극지연구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환경공단의 해양환경 분야 전공자로 구성된 연구진은 지난 5개월 동안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지원을 받으며, 해양환경보호를 위한 실질적 제안을 도출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이 보고서는 총 7장으로 구성되었다. 제1장은 해양환경보호 정책을 수립하기 위하여 꼭 필요한 해양지식을 설명하였는데, 해양의 지리적 구분과 해저지형, 해수의 특성과 성층구조, 역동적 모습의 해양, 생태계와 생태계서비스를 간략히 정리하였다. 특히, 본 보고서에서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해양의 건강성, 생물서식지, 환경오염물질, 기후변화, 수산자원 남획 등의 주제에 대한 기본 정보를 간략히 소개하였다. 뒷부분에는 우리나라가 위치한 북서태평양 지역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사회적, 자연적 특성을 언급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해양환경보호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당위성을 강조하였다. 북서태평양 해역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세계 인구의 25%가 이 지역 연안역에 거주하는 지구상 최대 과밀지역, (2) 세계 해양어획어업 생산량의 약 25%를 생산하는 해역, (3) 이 지역 국가의 빠른 산업화에 의하여 환경오염물질의 해양배출이 심각한 상황인 해역, (4) 국민의 과다소비에 의한 해양 쓰레기 배출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며, 이에 따라 전 지구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의 문제를 발생시키는 해역, (5) 표층해수의 온난화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어서 지역 생태계 생물의 분포와 생산력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해역, 그리고 (6) 한반도 해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생물다양성을 기록하는 해역. 제2장부터 6장까지는 해양의 세부 분야인 해양건강성과 생물서식지, 환경오염물질, 기후변화, 수산자원의 남획에 대하여 국내외 현황을 짚어보고, 미래에 나아가야 할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제2장에서는 생물다양성 변화와 생물서식지 훼손을 중심 주제로 하여 해양의 건강성을 설명하였다. 생물다양성과 건강성에 관한 국제적 연구 동향과 국내 해양생태계의 건강성, 생물다양성, 침입종, 부영양화, 해양오염, 해양 쓰레기 등의 상황이 집중적으로 조명되었다. 특히, 한반도 연안 생태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생물종 다양성과 종 풍부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서해 갯벌의 생태계서비스 가치가 그동안 너무 과소평가 되어왔음을 강조하였다. 아울러 해양오염과 해양 쓰레기에 의한 생물서식지의 훼손, 기후변화에 의한 해양환경보호활동에 대한 침입종의 증가 등이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소로 대두되고 있으므로, 해양생태계를 지역적으로 분할하여 관리하던 재래적 방법에서 벗어나 광역적으로, 그리고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하며, 해양보호구역을 확장하는 선진국형 관리체계로 전환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환경오염물질이 바다로 유입되면서 해양생물의 서식지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전세계 해양에서 광범위하게 목격되고 있다. 제3장에서는 해양환경 오염물질에 대한 정의와 종류를 소개하고, 이들에 대한 감시활동인 환경모니터링 결과를 상세히 기술하였다. 특히 유기물 오염, 플라스틱을 포함한 해양 쓰레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