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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많이 쓰면 실제로 피곤하다?

동향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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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명 NDSL
작성자 글로벌 과학기술정책 정보서비스
작성일자 2022-09-19 00:00:00.000
내용 열심히 일에 몰두하거나 공부를 하다 보면 ‘당이 떨어진다’는 말처럼 기운이 떨어지고 피곤하고 배가 고플 때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고된 정신노동을 하며 중간중간 ‘당 충전’을 위해 간식을 먹곤 한다. 머리를 많이 쓰는 일 역시 육체노동만큼이나 몸을 지치게 하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는 정말로 사실이다. 생각을 많이 하면 뇌에 피로를 유발하는 물질이 쌓인다.   그림 1. 정신노동을 하면 실제로 뇌에 피로를 유발하는 물질이 쌓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출처: shutterstock)    머리 쓰면 피로 유발 물질이 축적돼 프랑스 파리뇌연구소(PBI) 연구팀은 왜 정신노동이 피로를 유발하는지 알아보고자 실험 참여자 40명을 모집해, 6시간에 걸쳐 머리를 많이 쓰게 하는 과제를 해결하게 하고 자기공명 분광법(MRS)으로 뇌의 변화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 40명을 어려운 과제를 푸는 집단과 쉬운 과제를 푸는 집단으로 나눴다. 과제는 뇌 측정 스캐너에 누워서 풀어야 했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1.6초 간격으로 다른 숫자를 화면에 보여주면서 지금 보여주는 문자가 이전 것과 같은지 여부를 말하도록 한 것이다. 26명에겐 이전에 보여준 3개 문자를 기억한 뒤 일치 여부를 판단하는 어려운 문제를 줬고 14명에겐 이보다 쉬운 문제를 줬다.   그림 2. 연구팀은 문자를 기억한 뒤 일치 여부를 파악하는 어려운 과제를 통해 뇌의 피로를 측정했고(왼쪽), 과제를 끝내고 소액의 돈을 당장 받을지, 나중에 더 많은 돈을 받을지에 대한 경제적 의사결정을 실험했다(오른쪽). (출처: current biology) 과제를 푼 후에 뇌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두 집단에서 흥미로운 차이가 나타났다. 어려운 과제를 푼 집단에서는 뇌의 전전두엽 피질에서 뉴런(신경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 분비 수치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평균 8% 더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피로감을 나타내는 지표인 동공의 확장 현상도 나타났다. 쉬운 문제를 푼 집단은 글루탐산 수치에 차이가 없었으며 동공 확장도 발생하지 않았다.   전전두 피질은 전두엽 앞쪽에 있는 대뇌피질로 사고, 계획 수립, 충동 조절, 의사소통 같은 인간의 고차원적 정신 능력을 담당한다. 또한 글루탐산은 감각 인지나 학습, 기억과 같은 인간의 의식과 인지 과정을 담당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로, 중추 신경계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글루탐산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알츠하이머 같은 여러 가지 뇌 관련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림 3. 왼쪽은 일차시각피질(V1)과 외측 전전두엽피질(LPFC)의 위치를 나타낸다. 어려운 과제를 할 때 외측 전전두엽피질(LPFC)이 활성화된다. 오른쪽을 보면 어려운 과제(주황색)를 수행할 때 외측 전전두엽피질에서 글루탐산이 크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출처:  current biology)   피로할 때는 충동적 결정을 내리기 쉽다 그렇다면 정신적 피로는 우리의 의사결정을 어떻게 바꿀까? 연구팀은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지쳤을 경우 인내하는 대신 즉시 얻을 수 있는 보상을 추구하거나 충동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소액의 돈을 당장 받을지, 아니면 나중에 더 많은 돈을 받을지 선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어려운 문제를 푸느라 피로감을 많이 느낀 집단은 당장 보상금을 받는 쪽을 택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평균적으로 정신노동으로 피로를 느낀 사람들은 이 같은 충동적인 선택을 10% 더 많이 했다.   글루탐산은 흥분성 신경전달물질로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원활하게 기능을 하기 위해선 억제성 신경전달 물질인 가바(GABA)와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글루탐산이 지나치게 많으면 뉴런에 독성으로 작용해 뉴런을 죽게 만든다. 이 때문에 오히려 의사결정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어려운 문제를 푸는 데 지친 사람들이 피로를 느끼는 것은 뉴런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글루탐산이 과도하게 쌓이는 걸 막으려는 뇌의 방어 작전일 수 있다고 추론했다. 다시 말해 뇌가 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연구 책임자인 프랑스 피티에-살페트리에르대학 마티아스 페실리옹 교수는 “피로는 뇌가 우리로 하여금 하던 일을 멈추고 더 쉬운 하도록 만들게 하기 위한 환상이라는 이론도 있다”라고 말했으며 “이번 연구는 인지적 작업이 뇌에 ‘유해 물질의 축적’이라는 실제적 변화를 일으킴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머리를 쓰는 것은 실제로 우리를 피곤하게 한다. 그렇다면 피로를 푸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특별한 것은 없다. 그저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일 뿐.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뇌는 혈관 뇌 장벽에 뇌 속 노폐물을 청소한다. 이때 활성산소, 글루탐산 등이 여과된다. 잘 자면 상쾌함을 느끼는 이유도 그 덕분일 것이다. 오늘 하루 머리를 혹사했는가? 어서 잠자리에 들자.     글: 권오현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출처
원문URL http://click.ndsl.kr/servlet/OpenAPIDetailView?keyValue=03553784&target=TREND&cn=6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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