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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자들이 뽑은 이슈들에 대해 분야별 전문가들이 함께 현안과 정책을 점검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행사인 ‘2019 과학기자 대회’가 지난 26일 포시즌호텔에서 개최되었다. 대회 주제로 선정된 △과학언론의 위기 △원자력과 에너지 △미세먼지 △의료 인공지능은 한국과학기자협회가 협회 소속 기자들을 대상으로 공모한 후, 총 40개의 아이디어를 접수해 선정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국과학기자협회의 이영완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과학기자 대회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과학기술 이슈들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는 공론의 장”이라고 소개하며 “건전한 비판과 대안 제시를 통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기대했다. 인공지능이 적용된 대표적 의료 기술인 디지털 병리 시스템 개막식에 이어 진행된 이슈 토론회에서는 최근 들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의료 인공지능(AI) 세션’에 많은 참석자들이 몰렸다. 진단과 처방은 물론, 신약 및 치료법 개발까지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는 자리였다. ‘의료 인공지능(AI)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김종재 AI 기반 정밀의료 설루션 추진단 단장은 의료 분야에 활용되는 대표적 인공지능 기술로 ‘디지털 병리(Digital Pathology)’ 시스템과 ‘닥터 앤서(Dr. Answer)’ 시스템을 꼽았다. ‘디지털 병리’란 병리학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관리하고 해석하는 기술이다. 병리학(pathology)은 질병의 원인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디지털 병리는 세포나 신체 조직 등을 첨단 디지털 장비를 동원하여 검사하는 기초의학이라 할 수 있다. 김 단장은 “디지털 병리 시스템이 의료 분야의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라고 전하며 “세포 특이 항원에 대한 항체 기반 분석이나 분자생물학적 특성의 다차원 분석 등 기존 의료 시스템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세계적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병리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의료 분야 중 하나다. 지난 2016년 3.8억 달러를 시작으로 연평균 13.2% 정도씩 성장하여 오는 2021년에는 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실 병리학 분야는 디지털 시스템 도입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병리 진단의 특성이 복잡하고, 진단 결과도 병리 전담 의사의 판단 능력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병리 시스템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광학현미경을 사용하는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기에는 병리 검사를 시행하는 환자의 수가 너무 많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또한 정밀 의료의 필요성까지 대두되면서 병리진단은 더 이상 사람의 능력을 벗어난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것도 디지털 병리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는 원인이 되고 있다. 개인 맞춤형 질병 진단 시스템인 닥터 앤서 의료 분야에 적용 중인 인공지능의 또 다른 사례인 ‘닥터 앤서’는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책 과제다. 진단 정보와 의료 영상, 그리고 유전체 정보 등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 특성에 맞춰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현재 유방암과 대장암을 비롯하여, 전립선암, 심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뇌전증, 치매, 소아 희귀난치성 유전질환 등 8대 질환을 대상으로 21개 소프트웨어가 개발 중에 있다. 김 단장은 닥터 앤서 시스템의 도입 목적에 대해 “AI를 적용하여 주요 질환의 진단 및 치료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세계 최고 수준의 AI 학습용 의료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김 단장의 설명에 따르면 같은 질환이라도 개인의 건강 상태나 생활 습관, 또는 유전체 정보 등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따라서 닥터 앤서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형 정밀 의료의 해법을 찾고 개인 맞춤형 의료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것이 정부의 추진 의도다. 김 단장은 “닥터 앤서 시스템을 통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조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대표적으로는 8대 질환 중에서도 주요 3대 질환인 심뇌혈관 질환과 치매 질환, 그리고 소아 희귀난치성 유전질환은 현재 전국의 11개 병원에서 임상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닥터 앤서를 도입함으로써 얻게 되는 활용 효과에 대해 김 단장은 ‘AI 기반 정밀 의료의 생애 전주기 적용’과 ‘AI 소프트웨어 이용을 통한 의료 서비스 질 향상 및 개선’ 등 두 가지 효과를 꼽았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김 단장은 닥터 앤서 시스템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고빈도 질환을 포함하는 포트폴리오 다양화 △품질 고도화 및 추가 개발 △보급 및 확산을 위한 추진체계 강화 △의료 AI에 대한 대중과 의료진의 이해 증진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글로벌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이 과거 IBM과 손을 잡고 개발했던 AI 클라우드 시스템인 세다시스(SEDASYS)의 현황도 소개되었다. 지난 2015년에 처음 개발되었던 SEDASYS는 사람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로 질문한 사항에 대해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답변하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존슨앤드존슨은 SEDASYS 시스템을 통해 수술실에서 자동화 기술과 마취 기술을 결합시키는 성과를 거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과잉 마취의 위험을 줄이고, 회복 시간을 단축시키기도 했지만 의사와 간호사들의 일자리를 뺏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현재는 더 이상 개발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