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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등에 들어있는 운치 없는 우주식량을 먹어야 하는 우주인들에게 신선한 식품은 너무 매력적이다. 실제로 3년 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들은 약간의 양상추를 길러 샐러드를 해먹은 적이 있다. 오는 2021년에는 콩도 우주에서 재배될 식품 목록에 포함된다. 이 콩은 노르웨이 과학기술대(NTNU)에서 개발된 첨단 경작기(high-tech planters)에서 길러질 예정이다. NTNU ‘우주에서의 학제간 연구센터(CIRiS)’에서 일하는 시예 볼프(Silje Wolff) 박사(식물생리학)는 “우주비행사들은 원예를 비롯해 지구에서의 생명체를 상기시킬 수 있는 모든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채소를 발아시키고 돌보고 물 주는 것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NYNU가 개발한 경작기는 생명과학 계간지 ‘라이프’(Life) 지난 10월호에 소개됐다. (제목 : Testing New Concepts for Crop Cultivation in Space: Effects of Rooting Volume and Nitrogen Availability). 먼 우주여행 하려면 직접 식량 생산 필요 볼프 박사는 바로 얼마 전에 우주공간에서 양상추를 기르는 실험을 완료했다. 이 양상추는 용암 암석으로 만든 인공 토양에서 재배됐다. 목표는 식물들이 영양소가 보충된 물에서 직접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볼프 박사는 “모든 우주비행사의 꿈은 실제 과일 향을 머금은 딸기나 체리, 토마토 등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언젠가는 틀림없이 그 꿈이 실현 가능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여러 가지 다양한 채소를 기를 수 있는 온실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비행사들이 함께 가장 오래 체류한 기간은 6개월이다. 개인에 따라서는 거의 1년 가까이 머문 비행사도 있다. 향후 화성으로 여행하려는 사람들은 우주에서 적어도 1년 이상은 머물 준비를 해야 한다. 오늘날 우주여행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볼 때 필요한 모든 자원을 가지고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선 짐을 가득 실은 우주선을 쏘아 올릴 로켓의 힘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볼프 박사는 “그렇기 때문에 우주비행사들이 직접 먹을 음식을 생산하고 모든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주비행사, 동결 건조 포장 식품만 먹어 식욕 떨어져 현재 우주비행사들은 동결 건조된 진공 포장 음식만을 먹는다. 볼프 박사는 “우주비행사들은 대부분 식욕이 없어 종종 체중이 빠지기도 한다”며, “신선한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이들의 심리적 측면을 잘 처리하려는 것이 우리의 목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공 포장 식품은 실제의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때문에 식욕과 뇌의 수용체를 촉발시킬 수 있는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NTNU와 CIRiS는 이탈리아 및 프랑스 연구팀과 공동으로 오랜 우주여행 기간 동안에 식물 기반의 식품을 재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CIRiS는 현재 NTNU 기술 워크샵에서 개발한 새로운 장비를 시험 중이다. 이 장비는 식물이 필요로 하는 물과 영양소, 가스와 공기 등 모든 것을 조절하는 매우 정교한 경작기다. 식물, 우주에서는 모든 물과 식량이 회수돼야 한다. 이것은 식물에 주는 비료가 가능한 한 매우 정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볼프 박사는 이번 연구의 일환으로 네덜란드의 기후 조절 성장실에서 실험을 수행했다. 식물들은 모든 영양소 중에서 질소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볼프 박사는 실험을 하는 동안 다양한 영양소의 양이 식물의 물 흡수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봤다. 볼프 박사는 “우리는 식물이 어떤 식으로든 자신들에게 가용한 영양소의 양을 ‘감지(smell)’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히고, “질소 농도가 매우 낮으면 식물들은 최적의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더 많은 물과 그에 따라 더 많은 질소를 흡수한다”고 말했다. 식물은 질소 농도가 적당할 때 켜지는 어떤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질소와 수분 흡수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식물 기공 경계층 두꺼워져 온도 올라가 볼프 박사팀은 현재 지상에서 시험해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수행한 상태다. 다음 단계는 우주공간에서 콩을 길러 무중력 상태가 식물의 물 운반과 영양소 흡수력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는 일이다. 지구상에서 무중력을 시뮬레이션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우주정거장에서 콩은 원심분리기에 넣어 발아시키고 성장시키게 된다. 원심분리기는 회전하면서 서로 다른 양의 중력을 생성한다. 볼프 박사는 “우주에서 무언가를 기를 수 있는 기술은 지구로 이전될 수 있다”며, “이렇게 하면 우주정거장의 미세 중력 조건과 함께 지구상에서 느끼는 중력가속도 하에서 생산할 수 있는 설정 조건을 모두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다른 중력 조건들이 우주공간에서 식물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지구상에서 중력은 찬 공기가 가라앉고 따뜻한 공기는 상승토록 한다. 우주정거장에서의 공기는 더욱 움직이지 않고 정지돼 있다. 이는 우주비행사들에게 항상 낮은 정도의 열이 나게 한다. 식물 또한 이의 영향을 받는다. 볼프 박사에 따르면 정지된 공기는 식물의 기공이 위치한 잎 아랫면 층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중력이 사라지면 좁고 길다란 틈새 모양의 구멍에 있는 경계층이 두꺼워진다. 이렇게 되면 수분 증발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잎의 온도가 높아지게 된다. 주위 환경에 수증기가 확산되는 것은 식물의 성장 조절에 중요한 부분으로서, 마치 사람이나 동물이 땀을 흘려 몸을 식히는 것과 비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에서도 수경재배로 식량생산 가능” 한편 이 방법은 도시 농사에도 적용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에서의 식량생산은 가장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도시에서는 경작지가 많지 않으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기후 조건이 조절되는 실내 폐쇄 시스템에서 직접 수경 재배를 한다면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 볼프 박사는 “재활용과 정확한 시비(施肥)는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을 달성할 수 있는 열쇠로, 영양소를 용해시킨 물에 직접 작물을 재배하면 비료주기와 관개가 훨씬 쉽다”고 설명했다. 그럴 경우 뿌리와 영양소가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식물은 영양 결핍에 덜 민감해진다. 또한 언제나 물을 통해 새로운 영양소에 접할 수 있으며, 영양소를 묶어 놓고 가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과 달리 식물이 모든 영양소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볼프 박사는 이와 함께 물이 약간의 산소와 혼합되어도 뿌리가 썩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