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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24시간 주기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생체시계 유전자가 발견됐다. UNIST 생명과학과 이종빈·임정훈 교수팀은 잠을 비정상적으로 적게 자는 ‘부지런 초파리’에서 ‘Tango10’ 유전자 변이를 발견하고 그 원리를 알아냈다. 생명체는 낮과 밤의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24시간 주기 생체시계를 갖는다. 나팔꽃이 낮에 피고 밤에 지는 것도 생체시계 덕분이다. 인간의 수면, 뇌, 기능, 신진대사 등 중요한 생리 기능도 생체시계로 조절된다. 연구팀은 10년 전 노랑초파리 돌연변이체 탐색 중 Tango10 유전자에 변이가 나타난 부지런 초파리를 발견했다. 잠을 매우 적게 자는 특성 때문에 ‘부지런하다’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실험결과, 돌연변이 초파리의 페이스메이커 신경세포는 생체시계를 동기화하는 기능이 망가져 있었다. 페이스메이커 신경세포는 24시간 주기 정보를 뇌 속 다른 신경세포에 전달해 모든 신경세포가 동일한 주기를 갖도록 하는 신경세포다. 돌연변이 초파리에서는 또 24시간 주기로 보여야 하는 신경 말단의 모양 변화가 없었으며, 신경세포의 흥분성도 과다하게 증가해 있었다. 다른 세포들의 생체시계를 동기화하기 위해 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물질인 PDF 신경펩타이드도 정상적이지 않았다. PDF는 24시간 주기로 축적과 분비를 반복하는데, Tango10 돌연변이는 신경 말단에 PDF가 계속 축적되어 있었다. Tango10 유전자가 고장 나면 페이스메이커 신경세포가 흥분 상태를 유지해 수면의 주기성이 방해받는 것이다. 연구팀은 Tango10 유전자가 단백질 유비퀴틴화를 매개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페이스 메이커 신경세포의 기능과 수면 조절에 관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단백질 유비퀴틴화는 쓸모가 다한 단백질을 분해하는 반응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새로운 생체리듬 조절 모델도 제시했다. Tango10 유전자가 페이스메이커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제어하고, 이 흥분성을 통해 시간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조절 펩타이드인 PDF의 분비를 조절함으로써 수면과 같은 24시간 주기성 행동을 유지하는 것이다. 신경세포 내 칼륨 이온 양은 신경세포 흥분성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Tango10이 특정 칼륨 이온 채널을 통해 이러한 세포 흥분성을 제어한다는 가설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가설을 전기 생리학 실험과 계산생물학 모델링으로도 증명했다. 임정훈 교수는 “생체시계를 돌리는 톱니바퀴 역할 유전자는 이미 노벨상 수상 연구 등을 통해 상당수 밝혀졌다”며 “이번에 발견된 Tango10 유전자는 이 톱니바퀴가 돌아가 실제로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일주기 수면 장애와의 관련성을 추가로 규명한다면 수면 장애 치료 등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 (PNAS) 11월 23일 자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