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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중 여왕벌은 선택되는 것일까, 타고나는 것일까? 최근 꿀벌의 신분이 ‘이것’을 먹는 양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은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로열젤리다. 로열젤리는 일벌이 애벌레를 기를 때 분비하는 물질이다. 유전적으로 똑같은 애벌레라도 여왕벌이 될 애벌레는 로열젤리가 담긴 특수한 방에서 로열젤리를 질리도록 먹게 된다. 이렇게 길러진 여왕벌은 몸집이 일벌보다 클 뿐만 아니라 수명도 일벌의 10배나 된다. 게다가 매일 2,000개의 알을 낳는다. 로열젤리는 물 67%, 단백질 12.5%, 당 11%, 지방 5%과 미량의 미네랄, 비타민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이 성분만으로 로열젤리의 효능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최근 일본 도야마 현립대 생명공학연구센터의 마사키 가마쿠라 박사는 로열젤리의 비밀은 ‘로열랙틴이라는 단백질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사키 박사의 실험 결과 로열젤리 안에 있는 로열랙틴 단백질은 섭씨 40도에서 한 달이 지나면 완전히 파괴됐다. 애벌레에 로열랙틴이 파괴된 로열젤리를 먹였을 경우, 여왕벌로 자라나지 않았다. 반면 로열랙틴이 파괴된 로열젤리에 신선한 로열젤리에서 정제한 로열랙틴을 첨가하자 다시 여왕벌로 자라났다.로열젤리를 초파리 애벌레에게도 똑같이 실험한 결과, 로열젤리를 먹은 초파리는 여왕벌처럼 몸집이 커지고 알도 2배나 많이 낳았다. 참고로 초파리는 계급이 없다. 마사키 박사가 4년에 걸친 연구결과 로열랙틴은 곤충의 지방체(fat bodies·척추동물에서는 간과 지방조직에 해당)에서 상피증식인자수용체(EGFR)가 관련된 신호를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때문에 세포가 커지고 수명이 길어진 것이다.마사키 박사의 연구결과가 실린 논문은 과학학술지 ‘네이처’ 2011년 5월 26일자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