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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문화재, 지진에 왜 강할까

동향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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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명 NDSL
작성자 글로벌 과학기술정책 정보서비스
작성일자 2016-12-12 00:00:00.000
내용 최근 2016년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 헌정 대상자로 통일신라의 김대성이 선정됐다.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은 탁월한 과학기술 업적으로 국가발전 및 국민복지 향상에 기여한 과학기술인을 선정해 그 업적을 기리는 사업이다.   통일신라 때 지금의 장관에 해당하는 ‘중시’를 지낸 김대성의 업적은 세계적 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의 창건을 주도한 것이다. 사실 김대성이 불국사와 석굴암 창건을 주도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론과 실무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건축물의 설계, 건축, 조각, 공예 등 전반에 걸쳐 김대성이 관여하고, 그의 천재적인 기술과 솜씨가 발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하나, 분명한 것은 그가 창건을 주도한 통일신라의 건축물에는 지진에 강한 과학적 건축기술이 적용돼 최근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에도 큰 피해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9월 12일 경주를 강타한 지진은 1978년 기상청이 계기로 관측을 시작한 이후 한반도 역대 최대인 규모 5.8이었다. 당시 전국 대부분의 지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에서도 진동을 감지할 정도였다. 이로 인해 경주 및 그 일대 지역의 건물들은 벽이 갈라지고 유리가 깨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이 지역에 집중돼 있는 신라시대의 문화재들은 극히 일부만 훼손됐다. 첨성대의 경우 윗부분이 수cm 이동했고, 불국사 다보탑은 일제가 시멘트로 보수한 부분이 떨어진 것. 나머지 피해도 주로 지붕 및 담장의 기와 탈락, 벽체 균열 등에 불과했다.   경주 일대는 지반이 불안정한 양산단층에 속하는 지역으로서, 언제라도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활성단층이다. 따라서 옛날에도 큰 지진이 일어났다는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통일신라 때 지진으로 인해 1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전문가들은 그 지진이 진도 8.0 이상의 강진이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그 후로도 여러 차례의 강진이 경주를 덮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성이 창건한 불국사와 석굴암, 그리고 첨성대 등은 그 모습을 오늘날까지 보존하고 있다. 과연 이 건축물들에 적용된 내진설계의 비밀은 무엇일까. 그 비밀은 바로 그랭이법과 동틀돌이라는 전통 건축 방식에 숨어 있다.   그랭이법이란 자연석을 그대로 활용해 땅의 흔들림을 흡수하는 놀라운 기술이다. 즉 기둥이나 석축 아래에 울퉁불퉁한 자연석을 먼저 쌓은 다음, 그 위에 올리는 기둥이나 돌의 아랫부분을 자연석 윗면의 굴곡과 같은 모양으로 맞추어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게 하는 기법이다.   이 같은 작업을 그랭이질이라고도 하는데 그랭이질을 하기 위해서는 오늘날의 컴퍼스처럼 생긴 그랭이칼이 필요하다. 주로 대나무를 사용해 만든 그랭이칼은 끝의 두 가닥을 벌일 수 있는데, 주춧돌 역할을 하는 자연석에 한쪽을 밀착시킨 후 두 가닥 중 다른 쪽에 먹물을 묻혀 기둥이나 석축 부분에 닿도록 한다.   그리고 주춧돌의 모양대로 그랭이칼을 빙글 돌리면 기둥의 밑면에 자연석의 울퉁불퉁한 요철이 그대로 그려진다. 그 후 도구를 이용해 기둥에 그어진 선의 모양대로 다듬어서 자연석 위에 세우면 자연석과 기둥의 요철 부분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정확히 맞물리게 된다. 여기에 석재가 흔들리지 않도록 못처럼 규칙적으로 설치하는 돌인 동틀돌을 추가해 건물을 더욱 안전하게 지지하도록 만들었다.   다시 말하면, 그랭이법은 기둥에 홈을 내고 주춧돌에 단단히 박아서 고정하는 서양의 건축 양식과 달리 자연석 위에 기둥이 자연스럽게 올려져 있는 형태인 셈이다. 불국사에서는 백운교 좌우의 큰 바위로 쌓은 부분에서 그랭이법을 확연히 확인할 수 있다. 천연 바위를 그대로 둔 채 장대석과 접합시켜 수평을 이루도록 한 것이다.   석굴암에도 역시 그랭이법이 도입됐다. 중국이나 인도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석굴사원은 모두 자연의 암벽을 뚫어서 그대로 만든 것들이다. 하지만 석굴암은 산을 파내어 인공으로 만든 석굴에 크고 작은 화강암을 차례차례 쌓아올린 세계 유일의 석굴사원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기둥과 주춧돌을 단단히 박아서 고정시키는 서양의 건축 방식이 지진에 더 강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험 결과 돌에 홈을 내고 기둥을 박은 건물은 지진 발생 시 내려앉거나 반파 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비해 그랭이법으로 지은 건물의 경우 돌과 기둥 사이의 공간 때문에 지진으로 인한 충격이 건물에 전달되는 정도가 현격히 줄어들어 건물이 어긋나지 않고 원래의 모습을 보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자연석과 기둥 사이의 고정시키지 않은 약간의 틈이 완충재 역할을 하는 셈이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우리 정부가 전통적인 한국 건축 기법으로 멕시코시티 차풀텍 공원에 지어서 기부한 ‘한국정’이라는 정자가 좋은 사례다. 그동안 멕시코시티에서 일어난 수많은 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정은 아무런 탈 없이 아직까지 건재하기 때문이다.   그랭이법의 비밀은 고층건물보다 3층 미만의 낡은 벽돌집이 지진에 더 위험하다는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경주 지진 때 고층 건물들이 밀집된 부산 해운대에서도 고층 아파트가 흔들려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하지만 건축 전문가들에 의하면, 흔들리는 고층 건물일수록 지진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건물이 출렁출렁 흔들리는 것을 ‘댐핑’이라 하는데, 고층 건물일수록 댐핑 구조가 잘 돼 있어 지진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진용 철근의 경우 지진의 흔들림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연성을 확보하고 있어 더욱 안전하다.   그에 비해 지진에 제일 취약한 집은 현행 건축법상 내진 설계를 안 해도 되는 3층 미만의 오래된 벽돌 건축물이다. 벽돌은 유리 다음으로 유연성이 떨어지는 건축 재료여서 외부 충격이 오면 어느 순간 빠개져 버린다. 따라서 단순히 건물 외벽을 벽돌로 마감한 건물이 아니라 구조물 자체가 벽돌로 된 건물은 지진이 났을 때 가장 위험하다.   글 :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원문URL http://click.ndsl.kr/servlet/OpenAPIDetailView?keyValue=03553784&target=TREND&cn=5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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