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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는 언뜻 보면 단단하고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 같으나 실제로는 끊임없이 해체되고 새로 구축되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뼈는 자신의 영양물질인 칼슘을 몸에 제공하고 계속적으로 이를 주고 받는 일종의 리듬을 그리며 재건된다. 나이가 들거나 골다공증이 시작되면서 리듬이 바뀌면 재건과정도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뼈는 밀도와 지탱력을 잃어 쉽게 부러질 수 있다. 미국에서는 1000만명 이상이 골다공증을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한 골절로 연간 17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다. 확인된 골다공증 치료제 얼마나 투여할까 미국 델러웨어대 연구진과 학생들은 수학적 모델링을 생물학적 탐구에 적용해 유망한 골다공증 치료법을 찾기 위한 협동연구를 실시했다. 생물학자인 아냐 노히( Anja Nohe) 교수는 CK2.3이란 펩타이드로 골다공증 쥐를 치료하면 골밀도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수학자이자 공학자인 프라사드 더자티(Prasad Dhurjati) 교수는 인체에 대한 펩타이드의 예상 투여량을 계산해 냈다. 이들의 모델에 따르면 CK2.3을 주입해 골다공증으로 심하게 약화된 뼈의 골밀도를 건강한 수준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계량약리학과 시스템 약물학’(Pharmacometrics and Systems Pharmac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골밀도는 두 가지 과정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뼈 형성과 소실이 그것이다. 현재 쓰이는 약물 치료제 가운데 특히 비스포스포네이트는 뼈 소실과 관련된 세포(파골세포)에 작용한다. 승인된 약물인 PTH만이 골 형성에 관계하는 세포(골아세포)에 작용하지만 의사는 골밀도 저하도 동시에 막기 위해 두 가지 약물을 함께 투여한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CK2.3은 뼈 소실을 막고 동시에 뼈 형성을 증가시키는 유일한 약물이다. 여러 질병에 응용되는 수학적 모델링 40년 연구 경력을 가진 더자티 교수(화학 및 생물분자공학)는 그동안 다른 여러 시스템을 위한 수학 모델을 만들었고, 이 연구 결과들은 자주 인용되고 있다. 최근 수행한 생물학 모델링 작업에는 자폐증, 백혈병, 척수성 근위축증, 양극성 장애가 있는 임신부의 리튬 투여량, 장내 미생물군 및 식물 질병 등이 있다. 이 모델들은 개념 모델에서부터 간단한 그림으로 연결하는 지도, 일련의 규칙이나 복잡한 수학방정식 세트 등 종류가 다양하다. 더자티 교수는 전체 시스템에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변수 간의 상호작용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유형들을 관찰한다. 이것을 통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연구진이 생산하는 엄청난 양의 자료를 의미있게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더자티 교수는 “내 연구 초점은 모델을 사용해 데이터를 지식으로 변환하는 것”이라며, 고속컴퓨터는 좋은 모델에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정교한 도구이고, 좋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많은 실험동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학 모델이 실험용 쥐나 인간의 전반적인 복잡성을 담아낼 수는 없지만, 수학을 실험과 연결하고 현실과 수학을 연결하면 모델들은 더욱 나아지고 신뢰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생리학 기반의 약동학’ 모델 활용 이번 연구에는 화학 및 생물분자공학, 생물학, 수학, 생의학공학 등 4개 전공분야의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참여했다. 노히 교수팀은 모의 CK2.3 펩타이드를 만들어 실험용 쥐에 주입하자 CK2 단백질과 BMPR1a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을 차단해 골밀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같은 차단작용은 새로운 뼈를 만드는 골아세포를 증가시킨다. CK2.3 피하 주사는 둥근 머리 덮개뼈의 뼈 형성을 증가시키며, 전신 주입(systemic injection)은 뼈 소실을 줄이고 골밀도를 높인다. 더자티 교수팀은 이 정보를 활용해 건강한 사람과 골다공증 환자에게 필요한 적정 복용량을 계산했다. 더자티 교수는 실험용 쥐와 인간은 여러 면에서 달라 흔히 체중을 감안해 복용량을 조정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말했다. 더자티 교수는 여러 해 동안 델러웨어대 화공과 교수를 지낸 고 케네스 비쇼프(Kenneth Bischoff) 교수가 개척한 ‘생리학 기반의 약동학’(PBPK) 모델 개념을 사용해 연구 모델 일부를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한 모델은 투여한 의약분자가 신체의 여러 부분에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계산해 낼 수 있다. “생물학과 수학의 소통으로 새로운 통찰력 창출” 이번 연구에서 더자티 교수는 뼈가 형성되는 부위에서 CK2.3의 국소 농도가 얼마인가를 알 필요가 있었고, 이 양이 결정되자 다른 수학 모델로 골밀도를 계산했다. 이러한 고려사항들은 제안된 치료법이 독성을 나타내는 것을 막고, 개발한 모델은 약의 복용량과 복용 횟수, 경구약이 좋은가 피하주사로 투여할 것인가, 나이와 성별, 인종, 키와 체중 및 전반적인 건강요인 등을 고려한 복용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노히와 더자티 교수의 협력은 일정 기간 동안 계속돼 오며 생물학적 의문에 대한 다른 통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더자티 교수는 “노히 교수가 모델을 신뢰한다”며, “두 가지 다른 문화 즉, 질적인 세부사항을 강조하는 생물학과 수학적 모델에 더 의존하는 공학이 서로 소통한다면 문제를 보는 새로운 방법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