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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원(1809~1882)은 1859년 출간한 그의 저서 ‘종의 기원’ 4장 ‘자연선택’에서 ‘생명나무(Tree of Life)’란 개념을 선보인다. 지구에서 살고 있거나 멸종된 모든 생물종의 진화 계통을 나타낸 나무처럼 생긴 도표를 말한다. 진화계통수(進化系統樹, phylogenetic tree)라고도 하는데, 공통적인 조상에서 종의 분화를 거쳐 여러 종들이 갈라져 나오는 생물다양성을 보여준다. 그는 이 생명나무를 통해 지구상에 살았던 생물들의 진화를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후 생물학자들은 많은 생물학자들은 지구상에 살았던 생물의 진화 역사를 다시 쓰기 위해 이 계통도를 작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형태적이고 생리적인 특징의 접근 방식만으로는 똑 부러진 계통도를 만들 수 없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은 박테리아”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 분자생물학이다. 12일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DNA 분석을 통해 생명체의 진화과정을 새롭게 정리한 ‘생명의 나무’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에는 캐나다 워털루 대학의 로라 허그(Laura A. Hug) 교수, 텍사스 오스틴대 브렛 베이커(Brett J. Baker) 교수 등 17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작성한 계통도에는 92종의 박테리아와 26종의 단세포 고세균(古細菌), 그리고 5개 진핵생물(眞核生物) 그룹이 포함돼 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연구를 통해 가장 원초적인 생명체 박테리아가 모든 생명체의 근원이 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또 지구상 곳곳에서 다양한 진화를 해왔음이 밝혀졌다며, 생명체의 기원이 박테리아였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계통도에 따르면 박테리아에서 시작된 생물 종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식물과 동물로 진화해 고등생물로 진화하고 있다. 또 이 ‘생명의 나무’ 마지막 밑바닥 부분에는 가장 진화한 진핵생물인 사람이 위치하고 있다. 진핵(眞核)이라는 세포핵을 가진 생물의 총칭. 단세포 원핵생물(原核生物)과 대립되는 개념이다. 진핵생물에는 남조식물(藍藻植物)을 제외한 식물 및 진핵균류(眞核菌類)와 단세포 및 다세포의 동물이 포함돼 있다. 이번 연구에 동원된 생물 종은 3000여개에 이른다. 그동안 알려진 2072개종과 새로 발견한 1011개종에서 DNA를 채취해 그 안에 들어있는 유전자를 분석한 후 다윈의 ‘생명의 나무’를 잇는 최신 계통도를 완성했다. 생명탄생의 역사 미생물에서부터 분석 연구자들은 아메바서부터 각종 식물과 동물, 인간에 이르는 이 거대한 생물 계통도를 작성하기 위해 DNA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 슈퍼컴퓨터를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단세포로 돼 있는 고세균(archaea)과 진핵생물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또 지구 위의 토양이 박테리아가 끊임없이 진화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명의 나무’에 대한 연구는 현재 다양한 연구팀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로 세계 11개국의 다국적 연구팀이 참여하고 있는 ‘생명의 나무(Tree of Life)’ 프로젝트가 있다. 2012년에 시작된 이 연구는 디지털 작업을 통해 35억년 동안 살았던 약 2300만 종에 이르는 동물과 식물, 균류와 미생물 등의 계통도 ‘OTT(The Open Tree Taxonomy)’를 작성해왔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를 통해 계통도 ‘OTT’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계통도는 미생물을 기반으로 한 연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구 생명 탄생의 역사를 미생물에서부터 상세하게 분석해나가며, 다윈이 주장한 진화론의 가설을 입증하려 하고 있다. 네바다 대학의 미생물학자 브라이언 헤들런드(Brian P. Hedlund) 교수는 “이번 연구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종들에 의해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생물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패트릭 포르테르(Patrick Forterre) 박사는 “박테리아로부터 모든 생명체가 진화했다는 가설이 이번 연구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종이 탄생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줄리앙 밴필드(Jillian F. Banfield) 교수는 ‘향후 이어지는 연구를 통해 특히 진핵생물의 새로운 진화 사실이 밝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곰팡이류와 같은 미생물 종에 새로운 계통도가 작성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