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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 해결할 수 있을까? 인공 자궁 기술

동향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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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명 NDSL
작성자 글로벌 과학기술정책 정보서비스
작성일자 2022-03-21 00:00:00.000
내용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저출산 국가다. 정부는 매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액수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저성장, 일자리 감소, 수도권 과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이유로 꼽힌다. 과거 한정된 역할만을 강요받았던 여성이 고등 교육을 받고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아이는 갖고 싶지만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는 것이 두렵거나, 아이는 갖고 싶지만 출산 전후로 직장을 떠나 있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출산을 고민하는 여성이 늘어난 것도 출산율이 하락한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만일 근미래에 이러한 걱정을 일소에 해결할 기술이 개발된다면 어떨까? 출산의 부담에서 여성을 해방해 줄 인공 자궁의 개발은 저출산율 문제를 타파할 직접적인 해결책이 될지도 모른다.   그림 1. 인공 자궁의 상상도. 인공 자궁 기술이 미래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Shutterstock)   인공 자궁부터 배아 관리하는 AI 유모까지, 인공 자궁 기술의 발전 인공 자궁 기술의 발전 속도는 눈이 부실 정도다. 조산아의 성장을 돕는 인큐베이터 기술은 이미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 2017년,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연구팀은 미숙한 상태로 태어난 새끼 양을 인공 자궁 시스템을 사용해 무사히 성체까지 키워냈다. 2019년, 베이징 동물학 연구소는 인공 자궁 안에서 원숭이 배아를 장기 형성 단계까지 유지하는 데 성공하며 수정란 단계부터 인공 자궁에서 배아를 성장시키는 진정한 의미의 인공 자궁 연구를 수행했다. 2021년 3월에는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가 임신 중인 실험용 쥐에서 얻은 배아를 사람의 탯줄에서 추출한 혈청과 산소를 주입한 튜브 안에서 최대 11일까지 생존시키는 데 성공했다. 쥐의 임신 기간은 약 20일 정도이며 이 연구는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는 태반 없이 배아가 생존 가능한 최대 기간까지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림 2. 연구진이 설계한 인공 자궁 시스템과, ‘바이오백(Biobag)’ 안에 담겨 자라고 있는 새끼 양의 모습. (출처: Nature Communications)   그리고 2021년 12월, 중국과학원 산하 쑤저우 의료용 생체 공학 연구팀은 인공 자궁 환경에서 배아를 관리하고 보호하는 인공지능 시스템 ‘AI 유모’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임신 후 23주가 채 지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난 미숙아는 생명 유지를 위해 인큐베이터의 도움을 받는다. ‘AI 유모’는 이 인큐베이터 기술을 응용한 ‘장기 태아 배양 장치’라는 이름의 인공 자궁 용기 안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작업을 맡는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험용 생쥐의 태아를 보살피는 임무를 수행하는 ‘AI 유모’는 배아를 둘러싼 극히 사소한 변화의 징조도 놓치지 않고 포착하여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하고 영양분을 투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 만일 배아에 중대한 결점이 생기거나 실험체가 폐사한 경우는 ‘AI 유모’가 기술자에게 이 사실을 알려 용기로부터 태아를 제거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더 발전하면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도 자궁이 아닌 배양 장치를 통해 태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림 3. 쑤저우 생체 공학 연구팀이 개발한 AI 유모 시스템의 모식도. 배아를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과 영양분(배양액) 공급 장치, 산소 공급 장치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출처: 生物医学工程学杂志)   규제와 윤리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 많아 그러나 쑤저우 연구팀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인공 자궁 연구는 국제법상의 규제와 윤리적인 문제 같은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생명 연구 윤리법에서는 2주 이상 성장한 인간 배아를 생체 실험에 사용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이번 ‘AI 유모’ 연구도 사람의 배아가 아니라 실험용 쥐의 배아를 사용했다. 인공 자궁에서 자란 아이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누가 책임을 질지도 문제다. ‘AI 유모’를 개발한 개발자? 기구를 관리한 병원?, 아니면 ‘AI 유모’에게 아이를 맡긴 부모가 책임을 져야 할까? 인공 자궁 기술의 상용화에 앞서서 반드시 이러한 윤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배양 장치를 이용해 태어난 아이에게 모성애를 느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AI 유모’가 보살핀 아이가 사회적으로 차별당하지는 않을지도 우려스럽다.   이처럼 많은 법적, 윤리적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이번 연구를 총괄한 쑤저우 연구팀의 손 박사는 인간 배아 연구의 필요성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AI 유모 연구는 생명의 기원, 인간의 배아 발생과 같은 아직 우리가 풀지 못한 수수께끼를 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출생과 관련한 여러 생식 의료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정적인 힌트를 제공해줄지도 모른다”며 인간 배아 연구와 관련한 엄격한 금지 사항의 철회 또는 약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바이츠만 연구소에서 인공 자궁 연구를 이끈 야곱 한나 박사 역시 “인공 자궁 연구가 지닌 가능성에 비해 너무 많은 규제가 걸려 있어 기술 발전이 매우 더디다”며 인간 배아를 최대 5주 차까지 키우고 실험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인공 자궁 연구는 아직 여러 가지 풀어야 할 과제가 잔뜩 산적해 있는 미완의 기술이다. 연구진의 주장처럼 의학의 진보, 사회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품은 반면, 생명 윤리, 법적 책임 문제 등 기술 발전과는 별개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골치 아픈 문제를 품은 기술이기도 하다. 이처럼 명과 암이 확실한 인공 자궁 연구에 관하여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무턱대고 덮어놓기보다는 양측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여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     글: 이형석 과학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출처
원문URL http://click.ndsl.kr/servlet/OpenAPIDetailView?keyValue=03553784&target=TREND&cn=6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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